워홀러의 소소한 요리와 일본 물가 이야기 / 나폴리탄, 단호박 샐러드, 카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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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의 물가에 대해 한 번 자세하게 포스팅을 하고 싶었는데,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사진 찍을 것도 많고 적을 것도 많은 것 같아서 포기했다.


대신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일본 물가는 한국이랑 비교하면 비슷한 편.

이렇게 말하면 '그렇구나,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물가는 비슷하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니다.

시급을 생각해야지.



나는 한국에서 대학 다니면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봤었는데, 시급을 5천원 이상 주는 아르바이트는 한 달 단기로 들어간 택배 상하차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다.

근데 일본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임금이 낮다고 하는 쿠마모토에서 조차도 시급을 7500원씩이나 받으면서 일했다.

게다가 연말되면 아르바이트생 한테도 십만원씩 보너스가 나왔음.

이래도 한국이랑 일본이랑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두컴컴한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이번 달은 밖에서 너무 많이 사먹었다보니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집에서 많이 해먹었다.


먼저, 카라아게.



집에서 카라아게가 너무 먹고 싶어서 사온 카라아게 가루.

그냥 닭고기에 이 가루를 묻히고, 튀기기만 하면 카라아게가 완성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후라이드 치킨 가루 같은 느낌? 양념 치킨 소스 같은 느낌?

양도 엄청 많음. 아직도 반 정도 남았다.



쉬운 방법은 비닐봉투 안에 닭고기랑 가루랑 같이 넣어서 흔드는거라고 하던데, 나는 봉투가 아까워서 그냥 이렇게 묻혔다.



튀기고 나니 와...내가 튀겨놓고 이렇게 말하기 그렇지만, 진짜 맛있게 잘 됐더라.

엄청 맛있음. 어떻게 이렇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잘 튀겨졌지?


카라아게는 보통 한 조각 55엔에서 60엔 정도 하는데, 이날 600g 닭고기가 300엔, 가루가 얼마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어쨌든 꽤 저렴했다.

싸고 맛있게 잘 해먹었다. 대신 튀김요리는 조심할 것도 너무 많고 청소할 것도 너무 많다.



그리고 수육이 먹고싶어서 해먹었음.

찍어 먹고 싶어서 쌈장을 엄청 찾아다녔는데, 잘 안보이더라고...

근데 이게 왠걸, 하카타역에 커피 원두 사러 KALDI 갔다가 '혹시나...' 해서 한국 음식 코너에 갔더니 쌈장이 있다!!


바로 사왔음.

우리나라에서 파는 작은 초록색 통인데, 3천원 정도.

한국보다 비싸다...당연한가.



엉엉, 너무 맛있어.

일본에서는 이 부위를 '부타바라'라고 하는데, 그냥 쉽게 말하자면 '돼지뱃살'이다.


몇 g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한 줄에 4천원인가 줬다. 꽤 많았음.

우리나라는 좀 맛있게 먹고 싶으면 오겹살, 아니면 앞다리나 뒷다리로 하던데 일본은 앞다리나 뒷다리는 잘 안보이더라...

오겹살은 애초에 존재하지를 않는 듯.



나는 배추를 엄청 좋아해서 사와서 같이 먹음.

배추가 너무 비싸다.

1/4조각 천원, 시무룩...



그리고 단호박 샐러드가 먹고 싶어서 단호박 샐러드도 했다.



뭐 찜냄비니 뭐니 있어야 된다고 하던데, 그냥 밥솥에 넣어서 취사 한 번 딱 하니까 그냥 완벽하게 삶아졌음.

진짜 완벽.



마요네즈 넣어서 숟가락으로 이리저리 잘 비볐더니 완성됐음.

다른 재료가 들어갔으면 좋았을테지만, 뭘 넣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옥수수? 오이? 당근?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 넣었다.


뉴질랜드 산 단호박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던데, 일본은 단호박이 전부 다 뉴질랜드 산이더라.

그래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엄청 맛있게 잘 만들어졌다.


단호박 1/3정도 1,000원




수육을 해 먹었더니 갑자기 오키나와에서 먹었던 돼지고기 카쿠니가 먹고 싶어서 다음 날 도전해봤다.

카쿠니(角煮)는 한자 그대로 돼지고기를 큰 조각으로 잘라 삶은 요리인데, 우리나라 장조림이랑 비슷한 맛이 난다.

근데 훨씬 부드럽게 만든다.



화살표로 가리키고 있는 게 오키나와에서 먹은 돼지 카쿠니.

노란게 카라시(겨자?)인데, 같이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먼저 돼지고기를 굽고 (수육이랑 똑같은 부위, 역시 4천원)



이걸 잘 잘라서 요리용 술이랑 물을 섞어 잘 삶는다.



그리고 잘 삶아졌다 싶으면 간장이랑 설탕이랑 왕창 쏟아부워서 졸이면 완성.

하지만 내가 뭔가를 잘못 했는지, 오키나와에서 먹었던 그런 부드러운 느낌이 아니더라.

너무 슬픔...


나중에 찾아봤더니, 처음 삶는 방법이 굉장히 중요하고, 간장 넣고 조릴때도 위에 은박지 같은 걸 덮어서 해야 된다고 적혀있더라.

에이~ 뭐가 중요하겠어 했더니 결국 부드럽지 않은 카쿠니가...

근데 맛은 그대로니까, 맛은 있었다.


계란은 10알 1500원.



이렇게 저녁에 배추랑 같이 한 번 먹고.



내가 원했던 건 돼지고기 속까지 부드러운 카쿠니였는데...



간장이랑 설탕으로 만들었다 보니까 밥이랑 엄청나게 궁합이 좋다.

장조림이랑 맛이 거의 비슷함. 아니 이건 부드럽지 않으니까 그냥 우리나라 장조림이다...


다음에는 완벽한 카쿠니를 해 먹을테야.



그리고 자취생의 영원한 친구, 스파게티.



이렇게 케챱이랑 소세지, 양파 등등으로 해먹는 스파게티를 나폴리탄이라 하는데,

실제로는 나폴리랑 이탈리아는 전혀 관계가 없고 일본에서 만들어낸 스파게티라고 한다.

근데 왜 이름은 나폴리탄이야? 재패니탄.


스파게티면 1,000g 3천원.



그리고 여름이 다가오자 드디어 팔기 시작한 히야시츄카!!



나는 일본에 있는 면 요리 중에 이 冷やし中華를 제일 좋아하는데, 이게 시원하게 먹는 여름요리다 보니까 여름에만 마트나 식당에서 판매를 한다. 우리나라 비빔면처럼, 차가운 면에 식초랑 간장, 설탕 같은 걸 섞은 소스를 비벼 먹는 요리인데 진짜 너무 맛있다.

여름에는 아침 밥은 항상 이걸로 해결. 쉬는 날은 하루 2끼, 3끼도 먹어봄.


하도 많이 사먹다보니 돈이 아까워서, 소스를 직접 만들어서 먹은 적이 있는데 그냥 사먹기로 했다.




음? 집에서 밥 해먹어도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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