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쿠사 센소지의 카페들과, 롯폰기 힐즈, 그리고 하나자와 카나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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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째 도쿄여행이다.

 첫 번째 도쿄를 갔을 때도 비가 엄청 쏟아져서 비행기가 완전 흔들렸었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비가 쏟아진다...

 또 비행기가 흔들릴 것 같아서 멀미약을 먹었다.


 그러고보면 참 일본와서 많이 틀린 어휘 중 하나가 '약을 먹었다', '커피 먹을래' 라는 어휘였다.

 한국말로는 '먹었다', '마셨다' 어느 쪽을 사용하더라도 부자연스럽지 않지만, 일본어는 '마셨다' 라고 해야한다. 가끔 '약을 먹었다', '커피를 먹었다' 라고 하면 심한 경우에는 무슨 소린지 전혀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있더라.


 근데 쓰고 보니 커피 먹었다는 좀 이상하긴 하네.

 보통 한 잔? 이라고 물어봐서 그런가? 커피 한 잔? 맥주 한 잔?



 하카타 돈코츠 라멘을 공항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그러고보면 홋카이도의 신치토세 공항 같은 경우는 공항 안에 수산시장이 있었다.

 지역마다 공항 분위기가 완전 달라서 참 재밌다. 




 어째 아침에 비행기 타는 날은 항상 공항에서 삼각 김밥을 사먹는 것 같네. 우리나라 삼각 김밥처럼 김이 바삭바삭하지 않아서 항상 아쉽다.

 和風ツナマヨ味(참치마요).




 비행기를 탔더니 역시나... 이륙 후 20분 간은 흔들림이 예상된다고 한다.



 구름 위로 올라왔더니 비행기 날개가 검은 색으로 보인다. 신기하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나는 기절하듯 잠들었는데, 일어나니까 착륙 중이어서 바로 옆에 땅이 보였다. 좀 깜짝 놀랐음.




 나리타 공항에 있다고 하는 소문만 들었었는데 실제로 있었다.

 스마트폰 전용 화장지... 대단하다.




 도쿄는 후쿠오카랑 달리 물가가 비싸다 보니(물가라 적고 방세라고 읽는다.) 시급이 굉장히 세다.

 후쿠오카 북오프는 방금 찾아봤더니 시급이 765엔이던데...


 나는 쿠마모토의 우동집에서 한 달에 200시간을 일했던 적이 있는데, 200시간으로 계산하면 도쿄 같은 경우 19만엔, 후쿠오카 같은 경우는 15만엔으로 4만엔이나 차이가 난다.



 15만엔 하니까 생각나는 게 하나 있는데, 한국에서 내가 참 들어가고 싶어 했던 회사에 면접을 갔더니 월급이 150만원인데 괜찮냐고 물어봤었다. 심지어 처음 6개월은 월급이 100만원... 심지어 서울... 게다가 사택이 있긴 한데 빈 방이 없데...


 '이 쪽 업계가 적을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면 집에서 용돈 받으면서 회사 다녀야 되겠네요? 하하' 했더니 합격 연락이 오지 않았다.

 본인들도 말하면서 좀 미안해 하는 것 같던데, 그럴거면 미안하지 않을 월급을 주지... 참 들어가고 싶은 회사였는데, 불합격 하고 나서 아쉬움과 다행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아사쿠사에 오자마자 카페에 들어갔다.

 중화반점 금룡, 커피 금룡. 이름만 보면 무조건 중국집이다.



 굉장히 오래된 가게였다. 레이어드 치즈 케이크랑 아이스 커피를 주문.


 나이 많은 할머니 손님이랑 가게 아주머니 두 분이 굉장히 재밌게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우리나라는 다방이 전부 없어지고 그 자리에 체인점 카페가 들어섰는데, 일본은 아직까지도 이런 다방같은 카페가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


 물론 일본도 많이 없어지기는 했다.




 오후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서 날아온 친구를 만나서 하나자와 카나가 라이브를 한다고 하는 롯폰기로 이동했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롯폰기 힐즈를 방문했었는데 도쿄 타워가 보였다.


 그러고 보면 스카이 트리는 두 번이나 갔었는데, 도쿄 타워는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었네.

 개인적으로 도쿄타워가 스카이 트리보다 훨씬 이쁜 것 같다.



 스마트폰과 DSLR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사진이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가 좋다, 센서가 크다, 화질이 좋다 해도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아직까지는 차이가 엄청나다.



 롯폰기 힐즈는 우리나라 서울의 63빌딩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여행을 끝내고 회사에 와서 사진을 보여줬더니 사무실로 쓰는 층도 있고, 일반 아파트처럼 거주하는 층도 있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려나... 방세는 한 달에 천만원씩 나오려나?



 공연은 시작 전에는 촬영이 금지라서 촬영 하지 못했고, 나오면서 도쿄 빌보드 라이브 간판만 한 장 찍었다.

 라이브 하우스라는 곳은 처음 와봤는데, 레스토랑 + 소극장 같은 곳이더라. 나는 친구가 가자고 해서 재밌겠다 싶어서 따라온 느낌이라 큰 감동은 느끼지 못했는데, 친구는 하나자와 카나와 눈이 많이 마주쳤다며 굉장히 좋아했다.


 근데 그도 그럴게, 하나자와 카나랑 정말 10걸음? 15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라이브를 관람했으니... 제일 앞 자리 같은 경우는 손만 뻗어도 하나자와 카나랑 악수가 가능할 거리였으니, 이번 라이브의 경쟁률이 높았던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더라.


 노래도 나름 좋았고, 특히 토크가 굉장히 재밌어서 나도 친구도 충분히 만족을 하고는 숙소가 있는 아사쿠사로 복귀.




 도쿄의 JR라인. 사철은 없는데도 이렇게 노선도가 복잡하다...




 저번에 도쿄에 왔을 때 너무나도 만족했던 이자카야 체인점인 츠카다 농장(정식 이름은, 宮崎県 市南市 塚田農場)이 아사쿠사에도 있어서, 전화를 해 장소를 물어물어 찾아왔다.


 굳이 이 이자카야를 또 찾아온 이유는... 내가 지금까지 다녀본 이자카야 중에 가장 치킨남방과, 스미비야키, 우엉튀김이 맛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근데 가성비로는 그럭저럭인 가게라서 자주는 못 오고... 이렇게 친구랑 여행을 도쿄 여행을 오면 꼭 들르는 편이다.


 http://www.tsukadanojo.jp/gm/miyazaki/food/

 이쪽에 들어가면 메뉴 사진을 볼 수 있는데, 사진으로만 봐도 역시 엄청 맛있어 보인다. 특히 추천하는 메뉴는, じとっこ炭火焼、チキン南蛮、ごぼうチップス 이 세 가지다.


 

 12시 마감이라고 노미호다이(음료 무제한) 메뉴는 안된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저번보다 가격이 더 많이 나왔다.

 근데 여행이니까... 둘 다 여행 중에는 돈 걱정 하지 말자는 주의라서 흥청망청 먹고 싶은 것 마시고 싶은 것 많이 즐겼다.



 우엉 튀김(ごぼうチップス)인데, 여기서 먹은 우엉 튀김이 생각나서 후쿠오카에서 이자카야를 갈 때마다 우엉 튀김을 시켜먹었었다.

 근데 이 맛과 이 향이 안 나더라.


 얇고 바삭하면서 우엉 향이 굉장히 진하다. 게다가 가격도 꼴랑 380엔. 이건 기적이다, 기적.




 12시 쯤 캡슐호텔로 돌아가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은 아사쿠사의 카페에서 모닝 세트, 가격은 700엔 정도.

 친구가 '너는 왜 이렇게 담배 냄새가 많이 나는 카페를 좋아하냐.' 라고 하면서도 아무 말 없이 따라와줘서 참 고맙더라.


 나도 담배 냄새가 나는 점은 정말 마음에 안 들지만 일본의 분위기 괜찮고 오래된 카페들은 하나같이 금연석이 없다...

 아쉽다.



 커피 잔 밑에 깔려있는 코스터가 금속이다. 금속 코스터는 처음본다.

 커피가 너무 맛있었고, 두꺼운 식빵이 참 마음에 들었고, 삶은 달걀이 껍데기가 잘 까지면서도 따뜻한게 너무나도 신기했다.




 점심으로 아키하바라 카스가테이(春日亭)의 아부라 소바(油そば)를 먹으러 왔다.

 아부라소바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비벼먹는 라멘인데, 이름에 油(기름)이 들어가는 만큼, 굉장히 느끼한 음식이다.


 가게 안에 낙서가 잔뜩 되어있었는데, 한글이긴 한데, 한국 사람이 적은 것 같지 않은 한글이 여기저기 적혀있었다. 인테리어인가?

 둘 다 느끼한게 먹고싶어서 들어온 가게였는데, 기름기가 팍 느껴지는 비쥬얼에 겁을 먹어서 면을 2배로 할까말까 하다가 하지 않았었다.

 근데 먹어보니 딱 적당한 느끼함에 너무 맛있었는데, 양이 모잘랐다. 시무룩.


 카스가테이의 공식 홈페이지, http://www.kasugatei.com/



 돌아가기 전에 우에노의 커피샵 갸란에 왔다.

 예전 우에노 여행을 왔을 때 나중에 가봐야지 해놓고 못 온 카페였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와봤다.


 근데 지금까지 가본 일본 카페중에 담배 냄새가 가장 심하게 나는 카페였다.

 테이블마다 무슨 공장 굴뚝이 있는 것 같은 느낌... 다들 어떻게 그렇게 담배를 많이 피우는 지 모르겠다.



 나는 원래 커피는 무조건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시는데, 갑자기 커피 플로트에 삘이 빡 와서 コーヒーフロート를 주문했다.

 친구는 카페오레.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아메리카노의 쓴 맛의 조화가 기가 막혔다.

 담배 냄새만 조금 덜 났더라면 1시간 쯤 여유롭게 앉아있었을 텐데, 친구도 나도 담배 냄새가 너무 괴로워서 커피를 다 마시자마자 바로 밖으로 뛰쳐나올 수 밖에 없었다.




 돌아가는 비행기는 저녁 시간이었는데, 날씨가 정말 너무 좋아서 하늘에서 도쿄 야경이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보였다.

 사진을 잘 보면 사진 중앙에서 약간 왼쪽 아래에 도쿄 타워가 보인다. 스카이 트리도 찾아보려고 했는데 안보이더라.


 나고야 상공을 날아가는 시간도 알려주던데, 날씨가 좋아서 그런거였을까?

 나고야 야경도 보이고, 오사카 야경도 보이고, 히로시마 야경도 보이더라. 비행기 지금까지 꽤 많이 탔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씨는 정말 처음이어서 너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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